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빈번한 요즘입니다. 굿즈를 사려고 팝업스토어 앞에서 밤을 지새고, 맛집에 미리 줄서기 위한 웨이팅 어플이 등장했으며,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LP는 몇달 전부터 선착순으로 예약해야 합니다. 이러한 기다림이 힘들고 귀찮기도 하지만 마침내 원하는 결과를 얻었을 때의 즐거움과 성취감 또한 값지기 때문에 마땅히 기다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콘텐츠 영역에서도 기다림의 미학과 그에 따른 완벽한 보상을 선사해주는 세 가지 주제를 준비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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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길고 짧은 기다림, 요즘 러닝타임
- 기다림에 대한 완벽 보상, 블루레이
- 기다리면 메일함에 쏙 들어오는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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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츠와 릴스의 시대에도 장편영화는 계속됩니다. 사실 장편영화는 ‘상영시간이 긴 영화’를 뜻할 뿐 길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습니다. 다만 주요 영화제에서 영화를 공모할 때 60분 미만을 단편, 이상을 장편영화로 구분하는 것처럼 통상적으로 1시간 이상의 영화를 장편영화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마치 밸런스 게임처럼 극단적인 러닝타임을 보여주는 장편영화들이 극장에 나란히 등장했는데요. 연출자에 대한 힌트와 함께 소개해 드릴 테니, 어떤 영화의 여운이 더 길고 짧은지는 직접 확인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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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는 엉덩이 싸움!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긴 재미의 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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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워 킬링 문
(마틴 스코세이지 연출, 206분) |
🍝 메뉴의 즐거움-트와그로 가족
(프레더릭 와이즈먼 연출, 24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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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에디터가 퇴근 후에 보려고 가벼운 마음으로 예매를 시도했다가 러닝타임을 확인하고 일보후퇴했던 영화입니다. 아이리시맨(209분),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179분) 등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는 긴 러닝타임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치밀한 스케줄링이 필요합니다.
디카프리오와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플라워 킬링 문>은 칸 영화제 때부터 극찬을 받은 기대작입니다. 하지만 이면에는 파라마운트 픽처스가 배급에 나섰다가 긴 러닝타임에 따른 막대한 제작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애플과 협업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그 결과 파라마운트의 극장 배급(상영 중) 후 애플TV+에서 공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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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의 전설 프레더릭 와이즈먼 감독이 이번에는 프랑스 부르고뉴에 위치한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을 찾았습니다. 4대째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주제로 만든 44번째 영화이기 때문인지 러닝타임은 무려 4시간!
평균 3시간의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프레더릭 감독의 필모그래피(시티홀(272분), 뉴욕 라이브러리에서(206분) 등)도 놀랍지만, 80시간~250시간의 촬영 분량, 10개월간의 편집 기간을 거쳐 탄생한다는 걸 알면 더 놀랍습니다. <메뉴의 즐거움>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후 국내 개봉은 미정이지만, 그의 이전 영화들을 먼저 감상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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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티켓값 아깝지 않은 압축된 재미! 깊은 여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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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두 거장 감독이 긴 러닝타임으로 유명하다면, 홍상수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는 120분이 넘는 영화를 찾기 힘듭니다. 가장 짧은 러닝타임은 올해 4월에 개봉했던 61분 길이의 <물안에서>입니다.
홍상수 감독의 30번째 영화 <우리의 하루>의 러닝타임 또한 비교적 짧은 84분인데요. 현장에서 즉흥적인 시나리오를 전달하기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완벽히 조율된 구체적인 시나리오로 완성된 러닝타임이기도 합니다. 70대 시인과 40대 배우의 일상적인 하루를 특유의 롱테이크와 줌 기법으로 교차해서 보여주며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냅니다. 19일 개봉 후 절찬 상영 중입니다. |
장항준 감독을 눈물 자국 없는 말티즈, 김은희 작가의 남편으로만 알고 있었다면, 그의 본업천재 모먼트를 확인하러 극장의 문을 두드려 보세요. 각종 영화와 드라마의 각본·연출로 필모그래피를 꽉 채운 그가 이번에는 긴장감 넘치는 장편영화를 연출했습니다.
25일 개봉한 <오픈 더 도어>는 한인 세탁소 살인 사건 이후 7년, 비밀의 문을 열어버린 한 가족의 숨겨진 진실을 그린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입니다. 처음에는 장항준 감독이 4천만 원 예산에 맞춰 20분짜리 단편으로 기획했으나 제작자 송은이가 합류하며 장편으로 확장하기로 결정, 원래 단편으로 구상했던 이야기가 영화의 첫 시작이 되어 71분 분량의 5개의 챕터로 완성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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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포인트가 발견되었습니다. <우리의 하루>와 <오픈 더 도어>가 모두 챕터 형식을 띠고 있는데요.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챕터 형식으로 영화의 흐름을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두 영화를 모두 배급한 콘텐츠판다는 "각 챕터의 이야기가 명확히 구분됨으로써 챕터 간의 연관성에 대해 관객들이 궁금증을 가지며 보게 만듭니다. 특히 챕터의 시간 구성을 역순으로 배치한 <오픈 더 도어>는 사건의 이면에 가려진 진실이 궁금해지고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는 언론의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라고 챕터 영화의 강점을 설명했습니다. 11월에는 취향에 맞는 장편영화로 마음을 양식을 쌓아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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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콘텐츠를 ‘내 손에’ 소장하고 싶은 팬들의 기다림은 끝이 없습니다. 극장 개봉, IPTV/VOD 서비스를 지나 DVD/블루레이(Blu-ray Disc, 이하 'BD')가 발매되어야 비로소 기다림에 대한 갈증이 해소가 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모든 작품이 DVD와 블루레이를 발매하는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발매가 확정된 이후로 최대 1년이란 시간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영화 <밀수>의 DVD와 블루레이를 제작 중인 콘텐츠판다와 함께 어떤 작품이, 어떻게, 어떤 과정을 거쳐 제작되는지 육하원칙에 맞춰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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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배급사와 제작사, 그리고 감독이 협의를 통해 DVD/BD 제작 여부를 논의하고 결정합니다.
🔷 DVD/BD 제작 업체 선정 기준
작품 제작사의 우선 협상대상자(or 이전에 같이 작업한)와 계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배급사가 연간 단위로 제작-유통 계약을 체결한 업체와 함께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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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균적으로 극장 개봉 후 2개월 전후 또는 VOD 론칭 이전에 제작을 논의합니다.
🔷 준비 과정에 따라 DVD와 BD 발매 시점은 차이가 발생합니다.
DVD: 선재(메이킹 필름 등의 영상 및 이미지 소스) 수급 후 3~4개월 내 발매
BD: *코멘터리 녹음 및 **특전 준비 과정으로 약 1년 정도 소요
*코멘터리 작업은 제작 기획이 확정된 후 녹음을 진행합니다.
감독과 배우의 일정 조율로 기획 시점 자체가 연기되거나, 당겨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러스트 엽서, 배지, 스티커, 아크릴 스탠드 등 다양한 특전이 함께 제작되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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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DVD/BD 제작 업체
인조인간: 일반 서점 및 DVD 판매처 유통 / 대표작 – 범죄도시2, 헤어질 결심, 반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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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배급사와 제작사는 QC(퀄리티 체크)를 하며 프로젝트 전반의 방향키를 잡습니다.
제작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프로젝트 총괄 점검
발매 유형에 따른 구성 및 디자인 확정, 코멘터리 녹음 등 모든 제작 과정 조정 조율
🔷 DVD/BD 제작 업체는 디자인을 비롯해 제작과 유통을 담당하게 됩니다.
감독의 의견이 중요하게 반영되는 작업(디자인, 특전 등)을 위해 창작자와 직접 소통 및 협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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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BD 발매 6단계
1단계: 발매 유형 결정
[DVD만] or [DVD+BD 구성]
2단계: 선재 수급 및 가공
(BD 제작 시) 배우 매니지먼트 협의를 거쳐 코멘터리 녹음 진행
3단계: 디자인 시안 작업 및 구성안 기획
컨펌까지 n차 수정
4단계: 초판 수량 결정
한정판 개념의 초판은 통상적으로 DVD/BD 각각 600장씩 제작
5단계: 예약 판매 시작 (정식 발매 1~2주 전)
예약 추이 참고해 일반판 수량(1년 내 완판이 기준) 결정
6단계: 정식 발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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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두 목표를 위해 제작합니다.
For Fans: 작품을 향한 사랑에 보답하고, 소장 욕구를 충족시켜 드리기 위해
Long Tail Business: 작품의 소비 수명을 연장하고, 추가 매출 창출을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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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NEW 영화사업부와 콘텐츠판다는 위 과정을 거쳐 <밀수>의 DVD와 BD를 제작 중에 있습니다. DVD는 11월 말 출시 예정이며, 감독과 출연 배우의 코멘터리가 담긴 BD는 내년 중 출시를 목표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대와 사랑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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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 기다려, 기자님들이 말아주는 뉴스레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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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NEW 에디터들이 가장 많이 정독하는 장르는 대본, 보도자료, 계약서도 아닌 언론 보도입니다. 그런데 요즘 기사와 함께 챙겨보는 것이 있으니 바로 기자님들이 제작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왜 보냐구요? 같은 기자님의 글이라 해도 기사보다 더욱 솔직하고 재미있어서 기분이 조크든요.👻
팩트 기반의 객관적인 기사가 가장 명확하고 정확하겠지만, 이슈에 대한 개인의 의견 또는 체험에 대한 리뷰가 좀 더 날것의 표현으로 담긴 뉴스레터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들도 있습니다.
이번호에서는 기자님들이 발행하는 다양한 뉴스레터 중 ‘문화/라이프스타일' 분야 레터를 추천해드리려 합니다. 이에 앞서 언론사 뉴스레터 동향을 잠~깐~만~ 살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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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즈에는 무려 70종류가 넘는 뉴스레터가 있습니다. (살펴보러 가기) ⓒ뉴욕타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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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사 중 디지털 전환을 누구보다 과감하게 진행시킨 🗽뉴욕타임스의 경우 정치사회에 대한 주제부터 각종 세일 정보를 모은 Sophisticated Shopper (지적인 쇼퍼), 다큐멘터리를 소개해주는 Op-Doc(옵 독), 브로드웨이를 비롯해 각종 공연 프로모션을 알려주는 Ticket Watch(티켓 와치) 등 라이프스타일 분야까지 무려 77개의 뉴스레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뉴스레터는 방대한 뉴스를 간단명료하게 정리해주는 써머리 그 이상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파원들이 전하는 생생한 해외 지역 소식부터 위스키, 동물, 밀리터리 등 오디언스의 취향과 관심사를 정교하게 타겟팅하면서 말이죠.
국내 언론사 중에서 가장 활발히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곳은 조선일보입니다. 종류는 무려 26개. 맞춤형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구독경제’의 시대를 맞이해 언론사는 유튜브, 틱톡 등 영상 매체 외에도 뉴스레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한 달 동안 6500명 이상의 구독자를 신규 확보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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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다음으로 많은 레터(12개)를 제공하는 한국일보 신규 레터. (살펴보러 가기) ⓒ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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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영화 어때 #조선일보 #최신영화 #뭐볼까_고민해결
언론시사회를 통해 개봉 전에 미리 영화를 본 기자님 두 분이 쓰는 짧고 임팩트 있는 리뷰입니다. 관객들이 공포 영화를 보는 이유와 심리까지 알아볼 수 있었던 <톡 투 미>편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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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스키디아 #조선일보 #위스키입문자 #알고마시는_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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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감 한 스푼 #동아일보 #미술 #도슨트_그_이상
작품과 작가의 단위를 넘어 사회문화적인 해설까지 함께하니, 그림에 대한 관심과 상식도 개발되는 느낌입니다. 에곤 실레편을 읽고 나면 비엔나 커피 한 잔이 땡기실 수도..!
에곤 실레는 왜 누드를 그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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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리업 #한국일보 #3주에1편 #심층인터뷰
인생의 ‘업’을 일군 분들의 인터뷰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어요. 신문 지면에는 모두 담기 어려워도 뉴스레터이기에 가능! 국내 1호 배우학자, 백은하 소장님과의 아주 풍성하고 생생한 인터뷰를 읽어보실 수 있어요. 내 커리어도 UP 되는 느낌..!
배우연구소 백은하 소장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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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들의 뉴스레터를 소개하고 나니 월간NEW를 구독해주시는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이 차오르네요, 새삼 세상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추워지는 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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