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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자문에 대해 말해줘
요즘 어떤 드라마 즐겨보시나요? 채널, OTT, 통신사까지 콘텐츠를 선보이는 곳들이 많아지면서 사극, 스포츠, 범죄, 공포 등 드라마 장르가 점차 다양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콘텐츠를 고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현실감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자문과 고증이 매우 중요해졌어요.
드라마 자문 최신 동향
여성 지휘자의 이야기를 다룬 <마에스트라>는 현실 세계의 마에스트라 진솔 지휘자가 총괄예술자문을 맡았고, 스포츠 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백두장사 출신의 용인대학교 이태현 교수가 씨름 훈련과 자문을 담당했습니다. 의학, 역사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자문이 활발해지면서 그 역할과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수어’ 활용 드라마 자문의 세계
지난달 종영한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청각장애인 화가 차진우(정우성 분)와 배우 정모은(신현빈 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며, 수어가 두 주인공의 중요한 소통 언어였습니다. 이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제작진만큼이나 현장에서 구슬땀 흘린 조력자가 있다고 해 잇츠뉴스레터가 두 분을 인터뷰했습니다.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이하 <사말>) 제작사 스튜디오앤뉴 김선아 PD와 그에게 늘 현답을 준 이소현 수어통역사와의 대담을 통해 드라마 자문의 세계를 경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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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앤뉴가 답하다
❔ 드라마 자문이 필요한 이유
대본 집필에서는 작가가, 연출에서는 감독이 전문가이듯이,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감 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이 꼭 필요합니다. 작품별 제작 컨디션은 다르지만 대게 인물의 직업, 능력, 개별의 에피소드 등을 표현할 때 다양한 전문가의 자문을 빌린다는 것은 결국 작품성이라는 결실로 이어지기에 완성도를 높이려 노력했습니다.
❔ 수어 자문의 시작
<사말>은 청각장애인 진우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수어 자문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따라서 프리 프로덕션에 들어가기 전 대본을 기획개발·집필하던 단계부터 이소현 수어통역사님과 함께했습니다.
❔ 수어통역사의 활약
이소현 수어통역사는 드라마, 예능뿐 아니라, 20대 대선 토론회, 베이징 동계 올림픽, 카타르 월드컵 등에서 수어 통역과 해설을 담당하기도 했는데요. 드라마의 자문뿐 아니라, 배우들의 수어 선생님, 제작보고회 현장 통역사, 마지막 회 특별 출연 등 작품의 전방위에서 활약해 주셨습니다.
❔ 자문을 넘어 제작 참여까지
통역사님은 진우의 수어 대사나 행동이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은 없는지 대본 집필 단계마다 검수해 주셨고, 촬영 단계에서는 수어가 포함된 모든 씬의 연기를 교정해 주셨습니다. 촬영을 마친 후에는 편집본 일부를 보면서 관련 장면과 자막들을 검토해 주셨는데요. 수어와 농아인 표현에 있어 오류나 곡해가 없도록 섬세한 노력을 기울여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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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말해줘>에 등장한 빈우혁 작가의 <Pool>(왼쪽), 한지민 작가의 벽화 ⓒInstagr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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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어부터 벽화까지 자문의 은혜
화가로서의 '차진우'와 정체불명의 벽화 화가 '디노'에 대한 자문도 필요했습니다. 같은 인물이지만 다른 예술 활동을 하는 진우와 디노의 작품은 각각 다른 작가님들께 의뢰했는데요. 빈우혁 작가(진우 작품)와 한지민 작가(디노 벽화) 모두 드라마를 위해 새롭게 작업을 진행해 주셨습니다. 진우가 제주도에서 스케치하던 그림들은 빈우혁 작가님이 작업한 스케치북을 독일에서 어렵게 공수해 촬영했고, 디노의 모든 벽화도 로케이션에 맞게 제작한 가벽에 한지민 작가님이 작업해 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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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한다고 말해줘> 자문에 참여하게 된 계기
드라마나 영화 등의 수어 자문은 농아인 대표기관인 한국농아인협회가 의뢰를 받으면 협회에서는 엄선된 수어통역사를 선정하여 연결해 줍니다. 저 또한 협회의 연락을 받고 드라마 제작과 관련된 수어 자문에 참여하게 됐고 관련된 많은 경험이 있지만, 실제로 드라마에서 이렇게 많은 배역들이 수어를 구사하는 경우는 <사말>이 처음이라 긴장감과 기대감을 갖고 임했습니다.
👨👩👧👦 <사랑한다고 말해줘>를 본 농아인들의 반응
<사말>은 수어를 모어로 사용하는 농아인에게 한 줄기 빛과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농아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적을 뿐 아니라, 일부만 수어로 표현되거나 농문화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수어 표현을 담은 콘텐츠가 대다수였습니다. 반면, <사말>은 주인공인 정우성 배우를 비롯한 많은 배우들이 매회 실제 농아인들이 표현하는 방식으로 수어를 구사하는 장면이 연출된 전대미문의 드라마입니다.
또한, 수어를 보기 위해서는 배경도 방해받지 않아야 하는데, 수어와 조화로우면서도 아름답고 서정적인 배경은 감독님의 농문화의 이해에 따른 노력과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고 평가받기도 했습니다.
이 드라마를 계기로 화면 하단에 제공되는 수어 통역보다는 농아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드라마, 영화, 연극 등이 많이 제작되기를 기대하고,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농아인들에게 취업의 문이 열리는 기회가 생기길 바랍니다.
🖐️ 수어에서 가장 중요한 점
농아인들이 <사말>에 열광했던 이유 중 하나는 수어를 표현할 때 비수지 기호가 아주 중요한데, 이를 드라마에서 그대로 녹여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비수지 기호는 음성 언어에서 억양, 리듬, 강세 등과 같습니다. <사말>의 배우들은 수어의 구성 요소인 수형, 수위, 수향, 수동 등 비수지 기호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표현했습니다. 특히 수어를 접해보지 않은 배우들이 이를 그대로 표현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각자의 노력이 여실히 드러난 부분입니다.
😊 직접적인 수어 통역과는 다른 자문,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직접적인 수어 통역은 통역사의 지식과 수어 실력에 따라 상황이 전개되므로 늘 초긴장의 상태로 임해야 합니다. 한번 표현된 수어는 수정할 수 없기 때문이죠.
반면, 수어 자문은 수어를 배우는 분의 노력과 습득 능력에 좌우되는데, 수어를 접해보지 않은 배우들의 이해가 관건이라 수어의 어원을 곁들여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배우들이 촬영 현장에서 수어로 애드리브를 하는 등 능숙한 실력을 보였습니다. 특히 한 배우는 농아인이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는데, 이는 농아인들도 배우들의 수어 실력을 인정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또한 대기시간에 드라마 대사와 관련 없는 농문화나 수어에 대해 질문하고, 드라마 관계자들과 스태프들까지도 수어를 사용해 놀라운 면모를 보였습니다. 수어통역사의 입장에서는 수어의 저변 확대와 장애인 인식 개선 등에 배우들과 관계자들의 선한 영향력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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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한다고 말해줘> 자문가, 시청자 그리고 마지막 회 출연자로서의 소감
드라마 수어 자문을 위해 오랜 시간 촬영 현장을 함께했는데, 저에게는 영광의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회의 카메오 출연은 수어 통역과는 다른 경험으로 순간 배우가 되어 날개를 펼치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좋은 모습으로 임해야겠다는 각오도 생겼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라마가 완성되기까지 수고하신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들, 배우들의 노고에 농아인을 대신하여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쉽지 않은 드라마의 제작을 선택했다는 데 박수를 보내며 <사말>이 장애인 인식 개선에 끼친 영향력과 사회적 효과는 시간이 흐를수록 회자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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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의 소리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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